이력서
호 당 2011.9.26
내 가슴에 상아탑을 쌓고
공장지대의 변방에서
밤하늘의 별 하나 따겠다고
꼼꼼히 적은 이력서를
장전裝塡하여 쏘아 올렸으나
번번이 빗나가 떨어지고
서울과 지방 일류와 삼류
서열이 매겨진 불문율에서
미꾸라지는 미꾸라지로
결코
승천하지 못했다
돼지 낯짝은 서열이 아닐 텐데
펼쳐야 할 나날이 태산 같은데
펼쳐야 할 자리는 어디 있는가
황소 소리 옆에 두고 쌓은 상아탑이
도시바람으로 밀려나고 만다
무작정 밀려가는 빈 배에서
쓰라린 가슴 태운다
내 영혼이 담긴 이력서가
오늘은 어느 직장에서
가슴 졸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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