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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른 나무다
호 당 2011.10.9
나는 실핏줄 엉킨
마른나무다
연못까지 이끌려 갔을 때
종소리가 가슴을 울린다
그만 미끄러져 풍덩 했다
깊이 잠기지는 않았지만
성스러운 멜로디와
사랑하는 어휘가 녹은 물에
마른나무를 흠뻑 적셨다
부드러운 손길로
어루만지는 것 같다
허물없는 자 있을까
하얀 마음이라 여기고
세파에 거닐다 보면
먼지의 가랑비에
젖는 줄 몰라도
연못을 생활화하는데
목욕탕은 찾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잠시
성스러운 연못에서
마른 나무를 적셨다
상쾌한 맛을 느낀다
마른 나무를 속 깊이
촉촉이 적시자면
깊숙이
오래 잠겨 있어야지
그럴 수 있을까
연못을 나오자
바삭바삭해져도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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