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달은 지고있다

인보 2011. 10. 11. 18:23

        달은 지고 있었다 호 당 2011.10.11 그렇게 환하게 위세 떨치던 아버지 나 어릴 때부터 감히 아버지를 큰 바위 같은 위엄 덩이로 보고 커왔다 반듯하게 떳떳하게 소신도 말 못하고 달의 그늘에서만 커 왔다 기울어져 가는 아버지 목욕탕에서 등을 밀고 가장 은밀한 곳도 이제는 들어 내놓고 모든 것을 맡긴다 아니 가부장의 위엄도 맡긴다 가부장의 깃발은 내린 지 오래다 밝디밝은 달이 빛 잃고 서산으로 기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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