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해방되는 줄 알았다

인보 2011. 10. 18. 15:42

 

해방되는 줄 알았다
호 당  2011.10.17
그때
나는 생솔가지를 지펴서
눈물까지 흘려야 
밥을 삶아내고
냇가 얼음을 깨야
빨래할 수 있었지
버튼 하나 누르면 
밥이 나오고
빨래가 씻겨 나오는 
도깨비 같은 세상
참 편해졌지
남는 시간 
식당에서 그릇 부시고 
말씨름하다
파김치가 되어 돌아오지
소시민이 눈물에서 
해방되는 줄 알았더니
산을 넘어 들판을 걷다가 
또 
산을 기어올라야 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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