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고엽 (마른잎)

인보 2011. 11. 15. 23:43

        고엽 枯葉 (마른 잎) 호 당 2011.11.16 그날 양지바른 골짜기는 아늑했었지 마른 나뭇잎은 수북이 쌓여 나의 사랑을 포근하게 감싸주었지 태양은 찬바람을 잠재우고 따뜻하게 쬐어주었지 북풍은 우리의 체온을 식혀놓고 말았지 마른 잎은 공중을 맴돌다 정신을 잃고 풀풀 처박혔지 한편 내 귀에 쟁쟁한 너의 고운 소리를 그것마저 지우려 했어 푸르렀던 기억을 바삭 마른 잎이 망각의 늪으로 몰아 넣어버렸어 오늘따라 태양은 자주 숨어버렸고 칼바람이 우리 사이를 갈라놓았어 허전한 가슴 채우지 못해 한 움큼 잡은 마른 잎은 바삭바삭 부서지고 말았지. .
        
        

     

    '자작글-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에나방  (0) 2011.11.17
    가을 함지산에서  (0) 2011.11.16
    녹고있다  (0) 2011.11.15
    사주보기  (0) 2011.11.15
    허망의 채찍질  (0) 2011.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