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호 당 2011.11.24
세월은 밝아 획획 지나는데
잠시 시곗바늘을 한 세기
거꾸로 돌려 본다
뒷걸음치던 음양오행이
내 갈 길을 막는다
검은 새떼가 양지바른 숲에서
일제히 하얀 하늘 날고
그 중 한 마리를 검은 옷을
입은 이가 칼을 휘둘러
새 창자를 끄집어 씹는다
또한
피묻은 칼날을 강물에 씻으니
물은 거꾸로 흐르고
갑자기 어두운 하늘에 달이
머리 위에서 비틀거리며
궤도를 이탈하여 동쪽으로
치닫고
그는 장대를 치켜 새워
별 하나를 떨어뜨리려
휘두르다 감전되었다
몽롱해진 나
허공을 향해 손짓하다가
허망의 바다에 풍덩 하는 순간
시계는 짹깍 짹깍 앞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