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털구름
호 당 2012.3.2
새 달력을 넘기자마자
금빛 찬란한 날
정오의 사이렌 소리 없어도
같은 하늘에서 단비 내렸든
이들이
지금 솜털 구름이 되어
모여들었다
꾸역꾸역 모여도 빗방울 하나
떨어뜨리지 못하면서도
추억의 단비에는 젖고 만다
솜털 구름으로 사라지지 않고
하늘에 둥둥 떠 있는 것만은
다행이랄까
세월은 변하는 것
추억을 묻어둔 곳은
이름 모를 죽순이 돋아
쑥쑥 자라고
그때
내로라 활개 치던 죽순은
도리어 쪼그라들고 말았다
영고성쇠는 있는 법
솜털 구름이
비는 내리지 못해도
추억은 마르지 않게
짜릿한 홍어의 맛처럼
대보 식탁에 마주 앉아
추억을 씹어 맛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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