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끝자락
호 당 2012.3.25
삶과 죽음의 경계를
맞는 장소는 중환자실
정한 시각에
우르르 밀려들어
각기 이름 앞에 멈춘다
검은 장막에 가린 이름
아무리 불러도
걷힐 가망 없는 이름이다
혈육에 얽힌 그의 이름에
내 손을 얹는다
싸늘하다
내가 왔노라고 외쳐도
메아리는 없지만
반쯤 열린 동공으로
희미한 전류가 흘렀을까
해석하고 있을까
안타까운 시선 끝에
맺힌 이슬은
생존자의 몫일 뿐
그의 이름이 내 뿜는
실 날 같은 생명선을
계기판이 보여주는
지표만 출렁거릴 뿐
어디까지 이어갈 것인가
그곳은
음울한 호흡만 가득하다
아직
살아있으면서 죽었고
죽어있으면서 살았다
확실히
넘어야할 경계를
머뭇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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