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한 움큼의 시어를 캐려고

인보 2012. 9. 22. 16:17


      황금 시맥 詩脈을 찾는다 호 당 2012.9.22 아직 서투른 시어만 움켜쥐고 있다 황금 맥은 여기 있을법한데 부르튼 손으로 곡괭이를 움켜잡고 열심히 파헤친다 틀림없이 이 광산은 황금 시맥이 있거든 캐고 또 캐 들어가면 있을 거야 종일 캐낸 한 움큼의 시어 부스러기 같은 것을 잘게 부수고 세면대에 받쳐 채로 걸러보면 남는 것은 *버럭 뿐이다 그것은 누렇게 곰팡이가 슨 시큼한 문장 쭉정이가 아니겠나 실망하지 말자 매일 책을 들고 주문을 읽고 시어로 물든 곡괭이 자루를 잡고 한 뼘씩만 캐어 들어가자 게으른 자 밭고랑 세듯이 세어보면 엄청나게 깊게 들어갔는데 내 눈에는 시맥 詩脈은 보이지 않는다 아직 얼마나 더 들어가야 황금 시어를 움켜잡을지 몰라 오늘은 깊은 갱 속에서 시의 문장으로 이룩한 층을 샅샅이 뒤지고 파헤치고 읽어 끌어모았다 거름종이로 받쳐보니 누런색에 가까운 시어가 보인다 황금 시어의 문맥인 것 같은데 어디 있을는지 더 깊이 파고들자 팔다리가 쑤시고 문맥이 꼬이고 끊어지고 그래도 파고 들어가야 한다 지친 어깨 위로 침침한 안질에 황금 시어의 상이 얼른거린다. *버럭; 광물 성분이 섞이지 아니한 잡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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