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뽑기
호 당 2012.10.18
아예 모르게 못을 박았다
처음은 살살
다음은 세게 박았다
꽉 물리고 난 다음
아무도 못 뺄 것 같은
단단한 합판 두 장
밀착한 합판은 빈틈없이
마음 놓고 밀어 붙었다
비를 맞고 눈을 맞고
여러 가지 소리 스며들어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사이로
바람이 새고 말이 새고
틈이 벌어졌다
이제는 못을 빼야겠다
갑자기 뽑아버리면 여간
아픔이 클지 몰라
슬금슬금 넌지시 뽑아버렸다
큰 파도 없이 잔잔한 물결도
곧 조용해질 것이다
아직
아물지 않는 틈과 못 자국이
남았지만, 세월이 묻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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