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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
호 당 2012.10.18
연꽃 품은 것밖에 없는데도
달님은 마다치 않고 찾아 놀아 주네
그 환한 얼굴로 연못 깊숙이
어루만져주는 쟁반 같은 달님
내 가슴에 품은 고기떼도 반겨주어요
나도 깊게 정들고 말았어요
연꽃 품은 나
연못을 탐하려는 변 사또야
내 무슨 죄 묻겠다고 철조망에
쇠말뚝 박고 날마다
찾아와서 음탕한 비린내로
찌르려하느냐
나는 차디찬 가슴에 연꽃 감추고
독약 몇 알 품고 하루하루 버틴다
밤마다 비수는 번득이고
수청 守廳은 단골 메뉴지만
너의 욕망에는 구더기만 우글거린다
변 사또 서슬에
아무도 따뜻한 눈길 못 펼치는데
부엉이 울어 힘 실어 주네
귀뚜라미 찾아와서 놀아 주고
피를 뽑아 살찌우고
원성이 스며든 풍악 소리 드높네
금붙있다 한들 네게 바칠손가
열렸던 연못 너만 보면 굳게 잠근다
환한 달님 눈부신 서광이다
우뚝 치켜든 마패
암행어사 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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