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법주사를 찾아가다
호 당 2012.11.16
음침한 날씨는 어스름한 밤 같다
양 가랑이 사이 음모는 쭈뼛쭈뼛 빽빽하다
살살 헤치고 유영하는 수많은 태 胎 안에
있던 정자와 난자의 눈동자가 밖에서 훌쩍
자라 무작정 깊숙한 자궁으로 파고든다
양변에서는 즐비한 차림으로 우리를 붙든다
쉬어가라, 한잔하고 쉬엄쉬엄 가라,
소맷자락 뿌리치고 꾀임을 자르고,
달려야 해
콸콸 양수의 요동 소리 들린다
약간 찬 공기를 마시며 깊이 파고들수록
미끈한 음모는 빳빳하게 서서 재촉한다
달려라, 헤엄치든, 완보하든, 현대판 정자와
난자를 불심은 가장 정심을 하고 달려온
자에 자비로 맞는다
많은 눈동자는 그윽한 궁에 닿아 불심에
맘을 적시려 한다
일주문을 지나 수문장 사천왕에 허락받고
통과한다
금동 미륵 대불 앞에 선다
여기가 마지막이 아니야
네가 만날 불심을 스스로 찾으라
대웅보전 *삼신불 앞에 엎드린다
간절한 마음 한점을 불심에 파고들고파 108배
올리고도 또 올린다
그만하면 됐다, 돌아가라, 더 다져라, 멀리서
찾지 마라, 네 맘에서 찾아라
우러러 뵈옵고 불심에 바싹 다가선 것만으로
만족해야지
자궁 밖으로 나온 내 맘, 한결 산뜻하고
가벼워졌다.
*소조삼불좌상 보물 1360호. 毘盧舍那佛을 주존으로
釋迦如來와 盧舍那佛이 협시한 三身佛을 봉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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