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병똥별

인보 2012. 11. 28. 13:32

   
별똥별  
 호 당 2012.11.28
밤하늘에는 반짝이는 별들이 언젠가는
별똥별로 떨어진다
메마른 골짜기는 장마 때면 풍성하던 것이 
그 기간이 지나면 목마른 대지 위에 팽개친 
야생마같이 자라왔다
일찍 배고픔에 길들여서 잠시 풍성하게
안겨 줘도 
항상 한꺼번에 거덜 내지는 않았다
내 유년은 북어의 반 쾌에서 작고 약한 놈으로
마지막에 꿰어 못생긴 양처럼 정체성을 찾지 
못해 흐릿한 시간에 실어있었다
보일락 말락 한 흐릿한 별빛처럼
무리 속에 있어도 
그들의 기억을 자극하지 못하였으니까
긴 구비를 돌고 산모롱이를 돌고 넓은 
평원에서 뒹굴고 양 떼들과 짝지어 물 마시고 
풀 뜯고 하던 기간을 가장 빛나는 별 밤처럼 
행세했다
수레바퀴는 획획 돌아가고 어둑어둑한 
시간을 밝히려 방안에 켜둔 촛불이 밑동에서 
가물거린다
별이 희미하게 보인다 
별똥별이 사자의 누런 생명선을 길게 그리고는 
사라진다
아직 내 것은 아니야.
             

'자작글-012' 카테고리의 다른 글

휘파람을 부네요  (0) 2012.11.29
나의 그 시간은 심연의 바다  (0) 2012.11.28
지하도 계단의 생불  (0) 2012.11.27
침묵의 방  (0) 2012.11.25
간주곡  (0) 2012.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