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담금질해야 한다
호 당 2013.12.4
내 어릴 적 풀무 밀며
불꽃 날려 달구었다
대장장이는 칼이든 낫이든
달구고 두드리고 갈고 닦고
담금질하면 새것으로 날렵해진다
나는 이만큼 살아오면서
풀무 속을 기어들어
담금질 한 번 못했으니 얼마나 무딜까
베도 들지 않는 낫 칼로
시 한 편을 베려 대들었지만
아무렇게나
조각 낸 이파리로 풀풀 날리고
허연 배때기 내밀면서 낫을 탓한다
무쇠 덩이 같은 것 나를 담금질하고
타인의 생각을 엮은 밀림의 연못에서
헤엄이나 쳐보지
지금도 대장간은 담금질 하고 있어
날 새워서 생각을 엮어봐라,
|
'자작글-013'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에 오르며 (0) | 2013.12.05 |
---|---|
사양길에서 다시 꽃피다 (0) | 2013.12.04 |
이빨이 아프다(치통) (0) | 2013.12.03 |
벼랑끝 바위에 청청한 소나무 (0) | 2013.12.03 |
가는귀 먹었어 (0) | 2013.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