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가는귀 먹었어

인보 2013. 11. 28. 16:08

      가는귀먹었어 호 당 2013.11.28 산수 傘壽의 우산을 쓰고 같이 걸으며 무슨 말을 걸어 온다 “당신 가는귀먹었어.” 그 말이 비위를 건들어 내 귓바퀴를 당기면서 귓속을 후벼냈다 그래 TV 볼륨 올리고 낮추는 것은 귀청 마당에서 신 나게 춤춰도 흥을 느끼는 정도의 차이일 뿐 꼬불꼬불한 귓속 골목이 넓어졌다, 좁아졌다 소낙비 내렸다, 가랑비 내렸다 하는 것은 골목의 넓이 차이일 뿐 오래 묵은 귓속 골목이 얼어 바들바들 떠는데 장작불이라도 지펴 훈훈하게 하면 멀어져가는 가는귀 붙들어 소곤대는 소리도 들릴 건데 고산에 창창하던 나무가 고사목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데 귓속 골목도 귀청도 오래 묵으면 먼지도 쌓이고 찌들어 자연 발화하는 것이 순리인 것 가는귀는 아직 약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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