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헝클어진 실타래

호당의 작품들 2013. 11. 27. 17:25

    헝클어진 실타래 호 당 2013.11.27 아랫목 윗목으로 갈라놓은 방바닥 아랫목에는 헝클어진 실타래가 저마다 아우성이 높아요 깃대를 들고 앞장선 안내자를 따르지 않는 관광객들이 어쩌자고 이탈할까 더 좋은 볼거리를 찾아보고 있단 말인가 내 앞으로 모이라 외치지만 헝클어진 실타래 실마리 가닥을 잡기 어렵게 됐어 저것 봐 실마리 끝에서 횃불 들고 막 뒤흔들수록 더욱 꼬여가고 불난 데 부채질까지 하네요 깃대 그만 내리라고 외치는 소리 내 바른 소리 들으라고 이슬을 막 뿌려요 헝클어진 실타래에서 외치는 소리 실마리 찾아 감아두라고 깃대 안으로 모여들라고 더는 헝클질 말라고 조금 참으라고 외쳐 봐도 먹히지 않네요 아랫목 방바닥 벽면으로 억센 바람이 눈 부릅뜨고 밀어닥칠 궁리만 해요 실마리 찾아 감아올릴 때까지 느긋이 기다려요 실꾸리 단단히 감아 뭉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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