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벼랑끝 바위에 청청한 소나무

인보 2013. 12. 3. 15:40
      ♣ 벼랑 끝 바위에 청청한 소나무 ♣ 호 당 2013. 12.1 내가 여기 유배 온 것이 아니다 흙탕물 같은 세상을 피해서 온 것이다 비옥한 땅에서 거들먹거리지 말라 사람 냄새 가까이 맡는다고 사랑인 줄 착각 마라 네가 좋은 환경 주겠다고 명예의 깃발 달아 주겠다고 꾀이지 말라 협상도 하지 않으련다 네 뒷주머니 엽전으로 쌓아두려는 꾀임세 임을 안다 그렇게 얻은 명예는 모진 삭풍에 금방 얼어 죽어 비를 안 맞아도 이슬로 목축이고 삭풍이 몰아 내 허리 구부러질수록 더 푸르게 더 깊게 뿌리박아 창창하게 빛난다 불의에 참지 못해 새파란 창끝을 갈아 날 새운다 한 편 한낮에 날던 새들을 쉼터 제공하여 부드러운 양탄자가 된다 한 줌의 얕은꾀임이 불의의 뒤편에서 선을 가죽으로 쓰고 등용문을 열어준다 한 들 나는 삭풍이나 얼음장이나 물 한 방울 없는 바위틈에서도 창창하게 살아갈 것을 택하겠다 흙탕물만 흘리는 냇가야 맑아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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