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파도가 부서져 버렸어도

인보 2014. 1. 1. 17:24

파도가 부서져 버렸어도 호 당 2014.1.1 큰 파도가 밀려와서 꼭대기에 깃발 꽂으면 절벽에 확 부서져서 꽃이 활짝 필 줄 알았다 한껏 부풀린 파도 위에 깃발이 간당간당한다 그래도 부풀려 올려 꽃망울이라는 망상에 젖었다 파도가 말떼처럼 스멀스멀 밀려온다 나의 파도는 더 용감하게 절벽에 부딪혔다 산산이 깨어져 물보라만 만발하고 꽃은 피지 않았다 꽃대가 부서진 것은 아니다, 꽃망울 씨앗은 있다 넓은 태평양에서 파도로 싹 틔워 올려 밀려오는 동안 파도 꼭대기에 꽃망울 달고 절벽에 활짝 터뜨릴 거야 파도가 부서져 절벽이 조금 깎였을 뿐 파도를 깨트려 꽃잎을 활짝 퍼뜨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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