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피부과 여의사 호 당 2014.1.20
칠곡 피부병원은 명성이 치솟아
짓 물린 피부들이 우글거린다
문둥병 전문이라는 헛소문도
한 몫 차지했을 거야
하얀 가운을 입은 앳된 여의사는
척 보면 안다는 듯 맨발을 올려놓으면
정밀검사를 제일 우선으로 처방한다
무좀처럼 귀찮은 존재는 더 있다
밤마다 벽을 갉는 쥐 때문에 벽도
가렵고 귀찮고 귀도 가렵다
위험을 느끼면 숨었다 또 갉는다
무좀의 존재가 바로 쥐새끼와 같다
불리하면 깊이깊이 잠겨 고개 숙였다가
여름 수영하고 싶어서 물이 그리워
고개를 바다 쪽으로 돌린다
그러면 밤마다 괴롭고 잠을 설친다
여의사는 무좀 양말은 권하지 않는다
청진기는 없다, 나침반이나 지뢰탐지기는
안 쓴다
대신 날카로운 시력으로 피부를 꿰뚫고
음기를 불어넣어 덤으로 타액 한 방울 떨구고
구강에서 발하는 고주파 음파를 투과하여
박살한다
그 바람에 무좀은 기죽어 고개를 푹
숙이고 쓰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