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물집

인보 2014. 2. 13. 12:23

물집
호 당 2014.2.12
새 신 신고 좋아하며 걸었지
평생 집 한 채 장만 못 한 내가 
물집 하나 마련했지요
절벽 같은 발가락 옆을 헤치고 
제법 큰 평수를 장만한 거지요
유목민 파오 같은 집에 가재도구는 
마련 못 하고 출입문도 없는 물집
그 속은 가재도구 대신 욕망과 
회한의 수정체가 투명하게 어려
안쓰럽습니다
출입문을 내려 바늘로 땄더니 그만 
폭삭 내려앉았어요
아쉬움 같은 눈물을 흘리며 쓰라린 
가슴 움켜잡을 때 내 무능이 상처로 
남았지요
평생 이루지 못한 집 한 채가 
거품으로 주저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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