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호 당 2014.2.12
지문 인식기에 갖다 대면 에러 난다
이제 나는 어느 한 대열에서
낙오된 느낌이다
대나무 속 같은
공허한 마음 한구석이 나를
슬프게 한다
평생 자갈 시멘트를 만지는 일
거기서 내 젖줄을 끌어 빨았다
기운이 보채고 그 일도 못 해
인감에 지문을 등록해서 보조라도
받으려 했다
검버섯 피어올라 뚜렷한데
아무리 닦고 씻고 눌려대도
사라진 내 증명서
아랫도리 돌기도 동산 풀숲에
움푹한 웅덩이도 비바람 세월에
매워져서 *민멸 泯滅되어 있는 둥
없는 둥 긴 세파에 한으로 돌릴까
그래도
나를 증명할 마지막 하나
DNA는 살아있다.
* 흔적이 아주 없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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