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유니폼을 벗고 쉬라

인보 2014. 2. 15. 12:04


 

 
유니폼을 벗고 쉬어라
호 당    2014.2.14
알몸을 에워싼 것은 나의 허물을 사계절
수시로 갈아입는다
유니폼이 나의 본색을 드러내는 것일까
등산복 운동복 예복 조기 꽁치 멸치 등은
하나의 속성일 것이다
노란 조끼를 입고 그늘에 잠시 쉬는 모습은 
인생의 피곤을 다스리는데 비난받아 마땅할까
유니폼을 벗고 쉬면 비난이 칭찬으로 변할까
햇볕이 내리쏘고 바람은 잠들고 이럴 때 
나는 잠시 일하다 쉬고 싶을 때가 있다
그것도 인도 기슭에서 꾸벅거리고 싶을 때가 있다
유니폼을 자랑하며 몹쓸 짓 하다 들킨 듯이 
화들짝 깨어 매무시를 고친다 
벗고 쉬지, 운동선수는 괜찮아
늙은 등에 걸친 유니폼에 고운 시선이 아니라서 
시선의 각도만 달리하면 좋았을 것을 
산다는 것은 칭찬만 받는 것이 아니다 
너그러운 배려로 시선을 보내 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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