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주먹을 불끈 쥐고 내로라

인보 2014. 2. 15. 16:37

     

 

    주먹을 불끈 쥐고 내로라

    호 당 2014.2.15

    노을을 등지고 깊은 골짜기에서
    크게 외친다
    야호! 나는 여기 있다
    메아리가 울린다
    평생 내로라 외치지 못한 나
    내놓을 수 없는 치부는 숨기고
    내놓을 주먹은 찬바람에 떨고
    깃발 우뚝 세우지 못하고
    크게 한 판 차려 큰소리 내지 못하고
    그럭저럭 일몰 노을에 비틀거려
    허우적거리며 이 강을 건너는데
    앞장섰다 소리치는 너에게도
    손짓하는 검은 그림자가 보이는데
    다 끝난 마당이야
    너나 실컷 소리 쳐봐라
    세월에 답답해 깊은 골짜기에서
    외친다
    나는 살고 있다, 나는 여기 있다
    목 터지라 실컷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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