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깜박 잊었다 말해

인보 2014. 5. 10. 12:06

 




    깜박 잊었다 말해 호 당 2014.5.10 밤하늘에 별이 총총 빛날 때는 지났다 누구나 꽃 같은 시절은 있었다 지금은 잿불 속 깊이 깜박 잊을 불똥 한 움큼 숨어있다 컴퓨터의 세계는 너무 넓어 구석구석 숨겨놓은 미로 같은 것 어느 한 귀퉁이만 빌려 잿불 속의 불똥의 빛으로 자판기에 밝힌다 내가 눈감고 어둠 밤길에도 찾아갈 골목길인데 그만 실타래 엉키듯 망쳐 애꿎은 자판기만 원망한다 도깨비에게 홀리면 우왕좌왕한다는데 치료사에 신고하고 나대로 가만있을 수 없어 길가는 사람 잡고 물으면 깜박 잊고 모른다고 한다 다리를 밟을 때 항상 변환기의 키를 썼다 이놈이 고장인가 싶어 교체했으나 통행은 불능 미로와 같은 길을 원점에 와서 새로 걷는다 남음 잿불을 모두 꺼내어 열을 올렸다 변환키를 어느 점에 꽂을 것인가 딸가닥 별이 총총 빛난다 깜박 잊었던 꽃등에 불이 켜졌다 놓친 미로에서 나 여기 있지 롱 약 올린다 꺼진 불을 다시 살려냈다 그래도 깜박 잊었다고 말하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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