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푸른 열무잎 그늘

인보 2014. 5. 1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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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열무잎 그늘 /호 당 2014.5.10

 

완숙한 계절이 내 곁에 서서 푸름을 펼치는 봄날 주말을 한껏 출렁거리게 하는 것은 푸른 날개를 가진 제철을 만난 가슴들이다 순한 바람의 날개가 유치 원아들의 긴 행렬 사이를 쓰다듬는다 그들이 그려낸 마음 한 잎을 길가에 만국기처럼 늘어놓아 풋 냄새가 바람에 출렁거린다 눈을 멈추는 동안 아가씨야 향기가 그림 속으로 스며든다 발자국을 깔아놓은 산책길에 내 맘 귀퉁이는 돌아오지 못할 시간이 푸른 열무 잎사귀처럼 듣는다 골짜기 푸른 냄새로 가득한 속으로 정오의 봄 햇살이 스며든다 아낙이 펼쳐 놓은 열무잎이 너무 연하고 연푸른 향기가 때 묻지 않고 곱게 자란 처녀 같다 억센 눈총 고약한 냄새 한번 맞지 않은 순수한 처녀 이파리 나는 와락 끌어안고 맑은 물에 모욕시키고 아삭아삭 잘근잘근 씹었다 푸른 향이 첫사랑의 달콤한 밤이다 벌써 풋사랑의 뒤편에 시원한 그늘이 자리 펴고 있었다 풋내 가득한 푸른 봄날의 그늘도 포근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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