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초청 병문안

인보 2014. 6. 11. 17:04

 

 


      초청 병문안 호 당 2014.6.11 종일 집에 틀어박혀 있어도 벨 소리 듣지 못하고 전화기 휴대폰은 깊이 잠들고 있다 애꿎은 TV 채널만 바꾸어 봐도 시원한 시간이 아니다 내가 먼저 손 내민 사실에 뿌리 썩어버리고 나로부터 털어내 보인 적 없었다 모두 내가 만든 폐쇄회로인데 정글 속에서 미아가 되어 봤더라면 크게 반성할 것을 꽃을 피우려 서둘지 말라 봄부터 가꾸어야지 금방 꽃 보려면 자물통 열어 향기 뿌리고 끌어드리는 밧줄에 향수라도 달아 놓아야지 어쨌든 거리의 눈동자가 우글거려도 내 눈총 방아쇠 당겨 내 입방아 찧어 빗방울 떨어뜨려도 아무도 피하지 않는 것은 변방에서 갓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병문안 초청받은 것은 환영할 일 내 산골짜기 외딴길에서 번화한 들안길로 들어설 수 있다 서로 정글에서 빗소리 듣고 새소리를 그리워하는 시간이잖아 손을 누가 내밀던 덥석 잡고 귀와 귀, 눈과 눈, 입과 입의 방아쇠를 당겨 팡팡 소리를 교차하면 되는 거야, 최신 명약이 될 거야 예의는 필요없는 사치, 상냥한 간호사와 안녕 인사는 생각해두어야 할 걸 초청 병문안 대접 잘 받았어 내 갓길에서 호박 덩굴이 길게 벋어 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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