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군락지

인보 2014. 8. 6. 15:14

 
 
      군락지 호 당 2014.8.6 운암지는 같은 성씨 집성촌이다 타성이 집성촌에 붙어살려면 굽실거리고 고분고분해야지, 살아남기 위한 몸짓 힘을 뽐내는 집성촌 종손처럼 맑은 물에만 맘껏 출렁거렸다 일족에 떠받혀 한껏 펼친다 연이랑 수련이 한 귀퉁이 숨죽이고 살더니 세월이 흐르자 수면을 덮으며 세력을 넓혔다 드디어 양화는 악화에 뒤 덥혀 숨겨버렸다 추억 같은 집성 성씨, 출렁이던 연못 맑은 물이 파랑을 일으킬 때 붕어 잉어도 춤추었는데 지금 연의 군락지가 되어 오금 펴지 못한다 햇볕 쬐지 못하게 된 집성촌이었던 수면 소나무만 무성할 줄 알았지 칡덩굴이 소나무를 감아올린다 너도나도 감아 올려도 속수무책이다 아침 깨어나고 보면 눈이 가리고 귀가 막히고 얼굴에 망으로 쌓이고 손발과 몸뚱이가 묶여 옴짝달싹 못 하게 됐다 칡덩굴의 군락지는 점령군 행세를 한다 군락지는 집성촌의 위력보다 더 잔인하다 포위하고 결박해서 굴복시키고 드디어 멸종시킨다 칡덩굴 군락이랑 운암지 연의 군락을 보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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