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달팽이의 수난

인보 2014. 8. 23. 16:24

달팽이의 수난 호 당 2014.8.21 달팽이가 이 시각에 활동할 때는 아니야 달팽이를 집에 두고 온 것이 마음에 켕긴다 텔레파시는 내 귀 달팽이관에 닿아 뱅뱅 돌았다 택시는 총알 같다. 위험하지만 고맙다 달팽이는 지구본을 획획 돌리고 있었다 아니 왜 척 늘어졌어 연체동물의 더듬이는 오므라졌고 가장 메마른 시각에 원심력과 구심력의 평형을 잃고 가상의 우주공간을 멋대로 선회하고 있었다 아니 소용돌이에 휘말려져 쓰러졌다 그러면서도 메마른 살갗을 촉촉이 적시려 했다 더 먼 이탈을 막으려 네 속의 허튼 것을 화장실에서 완전히 내려놓았다 하얀 시트 위에서 달팽이는 바삭거렸다 원심력을 끌어 잡으려 긴 줄로 묶고 회전판에 던진 침이 지시하는 곳에 강한 조명을 쏘았다 수난을 진정하는 데는 간호사의 일침이 유효했다 진액을 보충하려 긴 시간을 가는 대롱에 매달렸다 요동치던 바다가 잠잠하여 평형을 유지하려 애쓴다 느릿하게 긴 촉수를 내밀고 천천히 진액을 바르고 움직인다 아무리 위급해도 그 보폭으로 유지하면서 수난의 늪을 통과하고 있었다 당신 이젠 걸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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