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목으로 진행 중
호 당 2014.8.21
아무도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나의 언어는 돌돌 말리고 배배 꼬이고
도저히 펼치지 못한다
통하는 것이 말이다
이방인도 아닌데 나는 방안에서 혼잣말로
주고받고 하는 것이 편하다
문틈으로 바람이 들어서 듣고 나를 이해한다
움직인다
날개 활짝 펼친 새처럼 날았는데 펴지 못한 날개로
뒤뚱뒤뚱 걷는다
위치 변화다, 풍경을 바뀌는 행위가
나무늘보보다 더 느리다
몇 발자국 거리는 줄어든다
먹는다
배설한다
왕성했던 먹 새는 가물에 물 줄어들 듯했다
맨 것은 맛없다
맛 모르는 사람이 맨몸으로 수저를 움직인다
세월이 굳어간다
말이 굳어간다
몸이 말라 탄력은 사라지고 근골이 앙상하다
가물과 우박과 천둥과는 관계없이 고사목으로
천천히 변하는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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