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체면치레

인보 2014. 8. 18. 15:23

      체면치레 호 당 2014.8.16 반포보은 反哺報恩은 까마귀에만 쓰는 말이 아닐 거다 나는 지팡이에 기대려 않을 생각이지만 힘겨운 체면치레에 부딪힐 때 늙은 까마귀로 변신해서 물 흘러가는 데로 가도 나무라지 않을 것이다 모처럼 나들이 첫발은 울렁증을 불러와도 즐겁기만 한 검버섯들 두 밤을 계획하고 다음 밤은 대책 없이 떠나고 볼 일이다 발가락 하나에만 붉은 꽃 단것은 확실한데 다음은 혹시나 요행의 꽃 메아리가 벼랑 끝에서 뚝 떨어져 내게 와 줬다면 하는 허망 된 꿈이 현실이 되어 화신이 내 고막을 울렸다 붉은 꽃이 또 한 송이 안겼다 내 체면치레는 어깨를 치켜 새웠다 첫 밤은 늙은 입술이 화려한 밤에 취하고 카펫을 밟아 꼿꼿했다 입을 다물 수 없을 만큼 진미가 가득했다 좋은 밤을 못 거머쥐면 찜질방이라도 꿈꾼 것이 또 한 송이 꽃을 활짝 펼쳤다 민들레 홀씨에서 우러나온 샘물로 체면치레는 이어갔다 여기저기서 덩굴 입이 가득 물고 다가와서 풍성한 상을 차려 올렸다 빈대 낯짝이 더 넓게 환해졌다 홀씨가 밝힌 붉은 불로 체면치레는 풍성했고 반포는 체면치레를 수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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