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단풍은 붉은 마음이 베여 있다

호당의 작품들 2014. 9. 15.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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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풍에는 붉은 마음이 베여 있다 호 당 2014.9.15 추석을 휩쓴 바람에 붉은 단풍들이 한층 밝아 보인다 단풍은 곱게 물든 것처럼 보이지만 멍이나 옹이를 끌어안았어도 속 깊은 마음에 되돌리려는 수정체가 박혀있음을 알아야 한다 미쳐 제 맘을 들어내어 물들어보지 못하고 그냥 바삭거려 말라 떨어지는 낙엽도 많이 본다 따뜻한 햇볕의 부드러운 손길에 날카롭고 차디찬 잠언을 달게 받아들일수록 제대로 익어 아름다워진다 얼음조각을 녹이는 태양의 손길이 단풍을 어루만진다 그 시간에 절인 단풍들은 마음을 털어내어 쟁반에 올려놓는다 제각각의 마음을 드러내 서로 뒤섞이는 동안 바람은 훈훈하게 감싸준다 함께 묻어내고, 함께 녹아내고, 함께 뭉친 단풍은 더 아름답게 물든 것을 바람의 손이 주워담아 휩쓸어 내 책갈피에 장장이 끼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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