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새벽부터 밤나무 아래 헤매다

인보 2014. 9. 20. 23:18

          새벽부터 밤나무 아래를 헤매다 호 당 2014.9.18 가을 밤나무 아래서 해산의 뒷바라지 하려는가 옷섶은 아닌 억새 숲을 뒤진다 시선은 위쪽보다 아랫부분을 짙게 깔린다 혹시나 옥동자를 잃어버리지 않았는지 뒤지고 헤치고 쑤시고 벌리고 마음대로 주무른다 다그친다 발꿈치로 진동은 해산에 도움을 준다고 바람도 좀 불러오고 내 서방도 오라 해놓고 지켜보지만 다급한 시어머니는 산모를 뒤흔든다 이래면 안 되지 유산을 재촉하는 거야 진정해야지 자연 순산이 최고야 다그쳐서 산모를 뒤흔들어서 해산은 죄악이야 잉테와 출산은 잔칫상이지만 산고는 그 대가다 나에겐 달콤한 시간만 있질 않았다 비바람 눈비 견디고 태풍쯤은 아무것도 아닌데 순산을 기다리지 않은 자들의 회초리와 비난이 괴롭다 너희가 희열을 가진다면 엄청난 불공평이야 불공평에서 태어난 붉은 욕심 한 알 순리에 따라 출산을 지켜주지 못한 자들 지상 가까이 시선을 깔고 가랑이를 젖히고 억새까지 뒤지는 몰상식 자들아 다람쥐 산짐승의 저주소리 들리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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