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송전탑

인보 2014. 9. 14. 17:18

       
      
        송전탑 호 당 2014.9.14 보이지 않는 괴물이 지나간다 섬뜩한 도깨비가 뿔을 세운다 제발 내 앞에 나타나질 말라 결사반대한다 멀리 가거라 호롱불도 못 켜면 솔가지로 불 밝혔지 콧구멍에 그을음이 맺혀도 좋았는데 밝음에 대한 공포가 있다는 걸 미처 몰랐다 이미 다 살아온 시들은 이파리 같은데 다음 새파란 이파리를 위해서는 나서야 한다 코앞을 지나는 전깃줄에 도깨비불보다 무서운 보이지 않는 죽음의 파도가 밀려온다는데 반대의 물결이 나를 엄호한다 함성이 꽂히지 않으면 몸으로 돌진한다 벽창호가 아니다 내뱉는 붉은 물을 왜 헤아리지 않나 송전탑은 함성과 육탄을 맞아도 치솟는다 내 앞은 공포, 내 밖은 환락 동전의 앙 면을 뒤져 봐도 합당한 표지 그래도 내 코앞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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