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꽃대는 싱싱하다

인보 2014. 9. 11. 15:31

      꽃대는 싱싱하다 호 당 2014.9.11 꽃이 열흘 못 간다지만 지금 화창 날에 열흘을 넘긴 꽃들이 수두룩하다 열흘 못 가서 떨어지면 그때는 정상의 세상을 품었고 열흘 넘겨도 싱싱하면 지금은 그것도 정상을 품은 것이다 꽃을 떨쳐도 오래 꽃대로 버티고 싶다 성급히 내린 기온으로 대롱에 벌레라도 슬면 금방 사전 약 방론이 정석이다 시든 꽃대는 금방 빳빳해져 세상을 활보한다 더는 기후에 제약이 없다 워낙 비옥한 세월에 오래된 화분은 굳건한 뿌리와 뿌리털이 엉켜 꽃대를 빳빳이 세운다 구부러진 꽃대는 너무 흔해 거치적거림이다 이미 홀씨 날려버렸지만, 눈비 한파 태풍에 굳건히 견딘다 간혹 허파에 녹슬면 생의 안락에서 훈훈한 바람에 달콤한 생수가 대롱에 꽂혀있다 풍요의 바람과 더 맑고 더 밝아진 주사기에 신비의 묘약들이 시든 꽃대를 오랜 시간으로 지체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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