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버섯을 키우고
호 당 2014.9.6
한 때 새하얀 논바닥에 잡초 한 포기 없이
길러낸 곡식을 수확할 때 하얀 낯바닥에
광채가 빛났다
건장한 미남이던 그가 검버섯을 재배하고
속을 끓인다
햇볕 가린 침대에 누운 참나무 그루
구멍마다 찬바람 더운 바람 매연을 쐬어
하얀 낯바닥 되살리려다가 침대만 타박한다
검버섯의 포자는 깊숙이 자리 잡아 뿌리 내렸는데
레이저 광선은 맥 못 추고 짓물러 흘러내린 진이
검버섯 포자를 활개 치고 뻗게 하고 있어
꽃 같은 시절은 지났어
검버섯을 키우는 것은 물 없어도 돼
옹이의 구덩이에서 쇠파리 구덕이 쓸지 않으면 돼
물 흐르는 데로 가는 거야 그것이 순리를 거역
하지 않는 거야
검버섯은 서릿발 눈발을 덮어써도 자라
침대 걷어차고 당당하게 들어내 봐
인생 완성을 알리는 신호야
거역할 것 없어 고사목에도 서리꽃을
피우면 고고하다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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