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참새는 멋대로 날고 싶다

인보 2014. 9. 12. 22:56

 

 


      참새는 멋대로 날고 싶다 호 당 2014.9.12 한창 보리가 무르익어 갈 무렵 새떼는 거기 있었다 책장을 넘기면 까만 글자처럼 박혀있다 목구멍의 고주파도 소용없다 *탈구는 우주를 돌려 꺾어 ‘탕’소리 한 방에 날개는 화들짝 떴다 허공을 제멋대로 주무르는 참새 날고 앉고 오물을 쏟고 부리로 혀를 깨물어도 제멋대로 누가 간섭하랴 참새를 포획할 수 있다 가까이 오지 말 것 좁쌀 흩은 것에 경계를 늦추지 말 것 상황이 불리하면 공중의 끄나풀을 당길 것 지구의는 한 바퀴 돌았다 어둠은 일과 종료의 신호 새떼의 마무리는 뽕나무에서 제멋대로 입술을 떨어 뱉고 깃털을 떨치고 피로를 벗어던져 즐겁다 새장에 갇힌 것은 아니거든 헛디디다 베란다에 헛청으로 오인한 참새 팔딱거리는 온기는 공포의 흑 가면 새장에 있어도 새장이 없고 먹이는 있어도 먹이는 없다 공중을 박탈당했단 말인가 하늘이 밧줄을 내릴 것 같다 발자국을 여기에 찍는 것은 불행이다 문을 따는 것이 마음대로 흐를 관문이 된다 깃털을 버려도 혓바닥 밥풀을 버려도 거침없이 우주에 매달리겠다 창문이 열렸다. * 짚으로 머리를 땋듯이 따아 만들어 4~5m 끝은 가늘게 꼬아 나간다 머리 위로 수평으로 힘차게 돌리다가 줄을 꺾으면 ‘탕’ 소리 난다 (새 쫓는 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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