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
호 당 2015.2.14
흘러가는 구름도 끼리끼리 모인다
새파란 구름은 얼씬 못하고
저들끼리 뭉치면
간혹 짙은 구름이 되어도
비 한 방울 흘리지 못한다
새떼 구름처럼 흩어졌다가도
끼리끼리 모이면
아름다운 음향도 날리고
묵향도 날리고
장구 소리도 떨어뜨리고 나면
쭈글쭈글한 목청을 뽑아
수탉 울음도 터뜨린다
넘어가는 햇살이 더 아름다워
생을 끝맺을 꽃이 더 향기로워
가만히 앉아 맞을 생각하지 말라
없는 향기라도 억지로 만들어보라
고목에 꽃이 피듯 신기하게 바라본다
누가 이들을 지린내만 피운다 했는가
마지막 힘을 다해
꽃 피워 향기 날리려야 해
석양이 어루만진다
노을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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