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5

시어를 찾지 못해 답답함

인보 2015. 2. 16. 16:29
      숨은 시어를 찾지 못해 답답함 호 당 2015.2.16 벌건 대낮인데 나는 캄캄한 밤중이다 내 골통은 온통 암흑의 바다로 채워진 것 같다 종이를 앞에 두고 펜을 들었으나 시어 꼬투리 못 잡아 안절부절못한다 꽉 막힌 하수구다 뻥 뚫어 콸콸 흘렀으면 꼬리를 이었을 텐데 내 생각은 깊은 수렁에 빠져있다 헤어나라 깨어라 설교를 하는 목사는 외친다 우둔한 나는 깊은 수면에 잠겼는데 답답하다 머리를 친다, 그때다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친 참새가 정신 잃고 떨어져 퍼덕인다 수습하려 가까이 가니 본능적으로 날아 가버린다 나는 본능이라는 한 귀퉁이 작동 안 하는가 시어를 끌어내는 것은 본능이 아닐 걸 나는 방황했다 하얀 종이 위에 해지면 검은 장막이 덮을 건데 막막한 사막을 걸어도 방향만은 알았을 건데 방향의 끄나풀만 잡으면 술술 풀릴 텐데 시어는 야행성이라면 곧 출현할 텐데 어둠에 박혀 꼼짝 못 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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