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5

산불

인보 2015. 2. 11. 17:24
      산불 호 당 2015.2.11 바삭 마른 산기슭에서 성깔 깔깔한 내가 입은 옷자락에 불이 붙었다면 아마 내 탓에 돌리는 이가 많을 걸 느긋하고 촉촉하게 는개 베인 천 바닥에 불났다는 말은 못 들었다 발화점은 화가 치밀어 있는 것에 심기를 건들었던 곳이 아닌가 성냥개비 라이터는 얼씬 안 했어도 등산복이 쇠 코쟁이에 정확하게 꽂았을 거야 메마른 심기는 폭발하여 화를 일으킨 것이리라 그 와중에 미친바람이 부채질해서 생을 태워버리는데 신난 듯 날뛰는 것 같아 화를 당하다니 산을 푸르게 살찌우려 3, 40여 년 동안 산을 지키고 자연에 이바지했거든 심기를 건들었잖아 찬물로 세례하고 진정시켜드려라 심기를 다스리는데 헬기랑 소방호스가 제격인데 꼬투리를 잡힐 일 남기지 말라 밤사이 꼬투리는 화를 꼬리 친다 바삭 마른 인정머리에 깔깔하면 발화점 의심받아 느긋하고 촉촉한 감촉이 베인 이에 화기는 근접 안 한다 냉수 한 사발 올려 산불을 다스려라.



'자작글-0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석양  (0) 2015.02.14
은유의 꽃향기를 캐려  (0) 2015.02.13
내가 앉았던 자리  (0) 2015.02.08
담금질하며 건너자  (0) 2015.02.08
청춘  (0) 2015.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