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5

내가 앉았던 자리

인보 2015. 2. 8. 14:06

 
 
내가 앉았던 자리  
호   당   2015.2.7
지난날 폐기 넘칠 때 받아 놓은 상장과 상패
지난 내력이 활활 타올랐던 것이
그때는 자랑스러웠던 일들의 기록인 것이
휴지처럼 태우든가 버려야 할 때가 왔다
나만의 수작이라 믿던 시의 나부랭이들
목록 쓰고 꿰매어 매년 상하권 제본한 것
서가를 채워 진열해 놓았다
나만이 소중한 내력이고 내 혼이 깃든 것
내 새끼들에는 하찮은 쓰레기로 취급될지 두렵다
상패나 상장 철이 풍화작용도 아니고 
거추장스러운 물건이 되어 종량제 봉투에
넣기에 분명한데 
차라리 수고를 덜어내는 것이 좋겠지
내 생의 앉은 자리를 깨끗이 치우고 
뒷일을 당부하는 것이 좋겠지.

'자작글-0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은유의 꽃향기를 캐려  (0) 2015.02.13
산불  (0) 2015.02.11
담금질하며 건너자  (0) 2015.02.08
청춘  (0) 2015.02.08
통과의례 끝내면 매인 몸  (0) 2015.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