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 미안하단 말 못 하는가. 호당. 2020.2.7
쌩쌩, 겨울 패딩점퍼는 찰싹 붙고
기다려야 했다
한통속으로 함께 들어가야 점찍어
마음 나누는 날
검은 반점이랑 귀청 허공에
달아 놓을 나이
지키지 않은 시간 때문에 떨어야 했다
나 혼자 떨 테니 통속에 들어 몸 녹여
한 번도 기다리지 않은 찬 돌멩이
남 시간에 재 뿌리고도 태연한 낯바닥
40분을 늦어도 낯빛 하나 변치 않는 군
자기 위주로 사는 군
직선으로 콕 찌르고 싶지만
끝이 무디어 휘어지고 말았다
내 쓴웃음 따위는 신경 쓸 일 없어
염치없는 습관
비둘기는 짝 기다리다
찾으러 나설 줄 알고
무지렁이는 낫 놓고 기역 자 몰라도
미안하단 말은 뱉을 줄 알아
어디에 비교할까
아무도 직선으로 뱉지 않고
곡선에 매달린 꽃물만 쏟아냈다
곱게 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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