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갈대

인보 2020. 2. 15. 00:13


갈대  호당. 2020.2.14
내가 수변공원 운암지 둑에 
앉아있다
갈대처럼 보인다고 
삶이 시든 것처럼 보이지만 
내 삶을 되돌아보는 중이야
햇볕이 따스하게 나를 비추는데
삶의 촉진제로 여겨
일광욕하는 중이란다
허연 너털웃음하고 꼬꾸라져도
영원한 죽음이 아닌 거든
이긴 것이라 빳빳한 것들 
이긴 것 아니다
운암지 못 둑 갈대와 
뿌리로 내통한 것들
고개 푹 숙여 봄을 기다린 자가
이겨 새봄 맞는다
내가 갈대처럼 보이는 것은 
세파에 맞아 
잠시 허방에 잠겼을 뿐
햇살이 너그럽게 보듬어 주고
내 움들이 응원하는데
새롭게 허파꽈리 부풀면
생은 활짝 펼쳐 낸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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