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냉이

인보 2020. 2. 26. 17:55
      냉이 . 호 당. 2020.2.26 아직 눈이 버틴다 찬바람 낯바닥 후려치고 지나는 날 빈 밭고랑 논둑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빼꼼히 쳐다본다 어쩌면 봄을 제일 먼저 맞으려는지 호미로 콱 찍어 캐면 긴 흰 뿌리에 수염 숭숭 나 이런 놈이야 찰싹 붙어 몸 낮추는 짓은 겸손이라 할까 고개 빳빳하려 않는 거만을 숨겨 아래로만 뻗고 싶어한다 햇볕 받아들이자 나생이 흰 뿌리 세상이 이렇게 밝을 수가 감탄한다 겸손할수록 회자 받는 나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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