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호당/ 2020.4.16
너무 먹먹하여 생기 불어넣고자
바닷가에 섰다
여기까지 온 길 꼬불꼬불하다
만년에 미끈한 길을 더 멀리 걷는다
바닷가 따개비는 한시도
곱게 있지 않고 파도에 시달린다
그 와중 바닷가 바위에 매달려
일렁이는 푸른 삶
그것을 일상으로 여긴다
당신과 언제나 바다 미역처럼
부대끼며 출렁거리며 혹독한
시련을 견디며
미역을 키워낸 삶이었다
삶이 바람 없는
잔잔한 파란 날만 있더냐
풍랑과 폭풍과 맞서며 걸어와
지금 여기 서서
먼바다를 바라본다
이 시각 우리의 행복을
바다에 실어 출렁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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