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이발하기

인보 2020. 4. 17. 18:12

이발하기/호당/ 2020.4.17
단골 이발관은 내외가 일한다
띄엄띄엄 찾는 곳
거울에 비친 내 모습 
그간 허망이 자라 흑백이 
다툰 흔적이 길게 늘여있다
능란한 솜씨 
뭉턱뭉턱 째깍째깍
웃자란 허욕 잘라낸다
내 욕망 
적당하다 느낄 때가 가뜬하고
지나치다 보일 때
혐오감이 엄습한다
전지한 나무는 
더 맹렬한 기운 뻗는다
이것 때문에 여길 찾는다
면도는 허방에 고인 잔류
허욕을 밀어낸다
부드러운 촉감 
옥시토신이 흐르는 듯
그러나
촉새의 부리가 본성을 진하게 날려
눈 어깨에 앉자 차가움보다 따뜻한 감
다시 거울에 비친 모습
더 선명한 선이 내 맘을 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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