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1.daumcdn.net/thumb/R460x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logfile%2Ffs4%2F16_32_4_20_057f7_IMAGE_0_79.JPG%3Fthumb&filename=79.JPG)
경상감영 공원에서 풍경 하나/호당 2020.11.19
지구의 한 모퉁이
여기서도 사랑은 꽃피웠다
일터 벗어난 지 한참 된 인생이
빳빳한 기운으로 부둥켜안고
세월을 건넌다
여름 햇볕이 숲의 이파리를 통해
지그시 눌러준다
좋아하는데 조건이 달리면
쉽게 떨어질 수 있는 사련 邪戀이다
시원한 벤치에 앉은 남녀
누렇게 뜬 낯바닥에는
진 붉은 빛깔보다
우선을 즐기자는 거뭇거뭇한
빛깔이 점점이 박혀있다
급조한 남녀의 조합에는 일회용
밴드 같은 사랑일지 몰라
옆 건물에서 고우 고우 슬로우 슬로우
멜로디가 꾀이는 듯
공원 벤치 그늘은 늙은이의
시든 이파리가 빳빳해지는 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