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호당. 2020.11.19
간밤에 비 내리고 바람 불었다
은행잎 벚나무 잎 느티나무 잎 등등
붉고 노랗게 떨어져 뒹군다
나는 그걸 아무렇지 않게 밟았다
저 나뭇잎들이 피톤치드 날리고
찰싹 붙어 권력을 휘둘렸지
고분고분한 가지들 말 듣지 않은
빳빳한 가지들 예쁜 가지들
구별하여 권력을 쏟을 때
얼마나 창창하고 서슬 시퍼렇나
떨어지고 땅에 구르고 이 구석 저 구석
처박힐 때 지난 일을 생각이라도 할까
영고성쇠는 어디든 있다
내 편 네 편 가르고 권력으로 거들먹거려
세상을 휘어잡을 듯한 기세
세월에 이길 장사 있었나
비참하게 밟히지만 않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