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경상감영공원에서 풍경 하나

인보 2020. 11. 19. 16:05

      경상감영 공원에서 풍경 하나/호당 2020.11.19 지구의 한 모퉁이 여기서도 사랑은 꽃피웠다 일터 벗어난 지 한참 된 인생이 빳빳한 기운으로 부둥켜안고 세월을 건넌다 여름 햇볕이 숲의 이파리를 통해 지그시 눌러준다 좋아하는데 조건이 달리면 쉽게 떨어질 수 있는 사련 邪戀이다 시원한 벤치에 앉은 남녀 누렇게 뜬 낯바닥에는 진 붉은 빛깔보다 우선을 즐기자는 거뭇거뭇한 빛깔이 점점이 박혀있다 급조한 남녀의 조합에는 일회용 밴드 같은 사랑일지 몰라 옆 건물에서 고우 고우 슬로우 슬로우 멜로디가 꾀이는 듯 공원 벤치 그늘은 늙은이의 시든 이파리가 빳빳해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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