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호당. 2021.4.4
연약한 몸매는 가냘픈 여인
아파트 뜰에 지천으로 방긋
보랏빛 사랑을 흘리는데도
맥문동이 본거지라고
경비 아저씨는 사정없이 쫓아냈다
아저씨 가냘픈 여인에 잔인하잖아요
아니 남의 영역에서 활개 치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단다
하늘이 무너져도 살아날 구멍 있다
맥문동 틈에 끼어 뿌리 깊게 내리고
흥 나 여기 있지롱
질긴 생명
나를 거부하는 불모지에도
끈질기게 발 내린다
산다는 것은 쉽게 생각 말라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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