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령 앞에 마주 앉다/호당/ 2021.8.10
여기는 도시철도가 달리는 중이다
내 시선은 양 능선 따라간다
하얀 능선이 미끈하게 흐르고
능선과 능선이 마주친 곳에
현빈 玄牝이*
옥수를 흘려 대지를 살찌게 한다
보라
저 골짜기에서 현빈은
기다린다
몸을 낮추고 인자한 얼굴로
궁전에서 햇빛을 맞을 자세는
하얀 양다리를 쭉 뻗는다
골짜기의 물은 언제나
마르지 않고 흐른다
미끈한 두 능선 사이
계곡으로 흐른다
불쑥불쑥 솟기를 풀어내는
세상의 산마루여
현빈은 만물을 생산하는
궁궐을 못 본 체하려나
벌써 희끗희끗 눈(雪 )맞는 체면에
묘령 妙齡을 모른척해야 한다는
그 잔인함이여
*노자의 6장 谷神不死의 章에 나오는 玄牝이란
선녀. 새끼를 낳는 암컷. 만물을 생성하는 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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